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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근교 미륵산에서 성급한 가을을 만나다후기/산행 2012. 8. 15. 15:21
유별난 폭염의 기승도 절기 앞에선 머리를 조아리나 보다.
2012년 8월 14일(화요일), 입추와 말복을 넘긴지 8일째의 아침은 파란하늘과 산들바람이 가을을 느끼게한다.
오늘은 더위를 핑게로 여름동안 동네 뒷산만 오르내리던 게으름을 떨쳐 내기위해 근교의 미륵산을 가기로 한 날이다.
푸르른 들녁을 달릴때 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결이 너무나 좋다.
참으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상쾌한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일조량이 많아서인지 금년 벼농사는 작황이 매우 좋은것 같아 나름 풍년을 기원해 본다.
아무리 쌀값이 싸다해도 풍년은 농부들 뿐만 아니라 모두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 주는 마력이 있다.
별을보고 들에 나가시고 다시 별을 봐야 집에 오시던 내 어머니와 이웃들이 함께 살던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농민들의 애환을 잘 알고있다.
자동차로 30여분을 달려 닿은곳은 원주시 귀래면 주포리의 경순왕 경천묘 입구, 오늘의 미륵산 산행 들머리다.
차를 타고 오는길에 느꼈던 들바람이 상쾌 했다면 산 바람은 더 없이 신선하다.
경천묘를 뒤로 하고 잦나무 숲으로 들어서니 나무들이 내 뿜는 송진냄세가 진하게 코를 자극한다.
이것이 바로 피톤치드가 아닌가 싶다. 산을 찬양하는데 인색하지 않은 동행의 발걸음도 마냥 가볍다.
▲경순왕 경천묘
신라의 마지막 왕이었던 제 56대 경순왕은 제위9년이던 935년에 고려 왕건에게 평화적으로 나라를 넘겨준뒤 명산을 찾아 다니던중 이곳에 미륵불상을 조성하고 고자암을 세워 머물다 운명을 달리하자 그를 추종하던 신하와 불자들이 고자암에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받들었으며 조선 영조때 영정각의 명칭을 경천묘로 하사 받았다 하며 그후 경천묘가 소실되어 없어진것을 원주시가 2006년 9월 현재의 자리에 복원하고 원주시 향토유적 제1호로 지정 하였다.
▲잣나무 조림지
▲황산사지 돌다리
이런저런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며 부드러운 숲길을 따라 20여분을 오르니 그리 넓지 않은 황산사지에 이른다.
신라 경애왕때 창건되었다는 황산사는 사라진지 오래 되었지만 투박하고 작은 3층석탑 하나가 이곳에 절이 있었음을 알리는듯 외롭게 서 있다.
주포리 3층석탑(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22호)으로 명명된 이 탑도 긴긴세월을 이겨내지 못하고 풍파에 무너져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것을 원주시에서 복원 한 것으로 고려시대 지방사회의 민간신앙 대상물로 제작된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주포리 3층석탑 (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22호)
외롭게 홀로 황산사지를 지키고 있는 이 탑은 몸돌 보다 지붕돌이 지나치게 두꺼워 불안정해 보이는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높이 2,8m의 작은탑이다.
황산사지를 뒤로 하고 미륵봉으로 오르는 암릉길 3곳에 데크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지난 해 1월 6일 이곳에 왔을땐 없었던 시설인데 그 이후에 원주시에서 설치한 것으로 추측되며 등산인들의 안전산행에 큰 도움이 될것같다.
암봉인 미륵봉에 오르면 거대한 암벽면에 세겨진 높이 10m의 주포리 마애불(강원도 문화재자료 제22호)을 만나게 된다. 폭이 넓은 큰코에 눈과 입이 투박하고 전체적으로 토속성 짙은 얼굴 모습에서 고려시대 돌조각의 특징을 엿볼수 있다 고 한다.
▲암릉에 설치된 데크계단
▲주포리 미륵불(강원도 문화재자료 제22호)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높이 10m의 마애불좌상은 거대한 암벽면에 얼굴은 돋음새김, 신체는 선각으로 조각 하였다
미륵산 산행의 데미는 미륵봉의 조망이다.
동북쪽의 양안치고개에서 십자봉에 이르는 긴 능선 넘어로 치악산 비로봉이 고개를 내밀고 드 넓은 충주벌, 월악에서 조령으로 이어지는 산군들이 백두대간을 따라 남쪽으로 내달리고 강원, 충북, 경기도가 맞닿는 부론의 남한강이 손에 잡힐듯이 다가온다. 발 아래로는 귀한 사람이 다녀간후 그 이름을 얻었다는 원주시 귀래면(貴來面)과 밤나무 재배단지로 유명한 충북 충주시 소태면 일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겹겹의 산군속에 사람들의 삶터인 농경지와 마을들이 산재해 있다.
▲십자봉과 치악산쪽 조망
▲월악산쪽 조망
▲충주방면 조망
▲황산마을로 이어지는 능선
▲미륵봉 정상 표지를 메달고 있는 소나무
▲미륵봉의 푸른하늘
해발 689m의 미륵산 정상은 헬기장 한켠에 정상 표지석이 덩그란히 서 있고 미륵봉에서 보지 못한 문막쪽 조망이 가능하다.
하산은 미륵봉으로 되돌아와 원점 회귀 하였으며 전체 산행시간은 약 3시간이다. 참고로 황산마을에서 시작하는 미륵산 풀코스는 4~5시간 걸린다.
▲미륵산 정상 표지석
『높은 하늘, 신선한 들바람, 자연의 소리 가득한 숲길,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하는 옛절터와 문화의흔적들, 세상과 소통하며 나를 만날수있는 미륵봉의 조망, 모처럼 찾은 근교산행에서 성급한 가을을 엿 보는 즐거움을 만끽 했으니 그저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귀한 시간 함께 해주신 님들께도 늘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기분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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