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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봉 설산산행 후기후기/산행 2011. 12. 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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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나홀로 설산산행을 했다. 그것도 아무도 가지 않은 새하얀 눈위에 족적을 남기며-
아침에 일어나 달력을 넘겼다. 12월 1일, 또 한해가 저무나보다. 어제는 겨울비가 추적추적 종일토록 내렸으니 치악산엔 눈이 왠만큼 쌓였으리라는 기대감을 뒷바침이라도 하듯이 아침뉴스에선 강원 산간에 내린 폭설과 대관령의 교통혼란을 맨먼저 알리고 있다. 6시 50분 집을 나섰다.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안개 자욱한 날씨에 아직 여명이 덜 걷힌 탓에 치악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7시 5분 성남리 가는 23번 시내버스에 오르니 등교하는 중, 고등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비어있는 맨 뒷좌석에 앉아 나의 학창시절 추억 노트를 꺼내본다. 나는 학교와 집사이 10km 를 늘 걸어서 다녔다. 그땐 모두가 그렇게 했고 그것이 불편한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었다.
버스에 탔던 학생들은 관설동 영서고 앞 정류장을 마지막으로 다 내리고 등산복 차림의 세사람만 남았는데 모두가 종점까지 간다는걸 아는 기사님은 속도를 더 내는것 같다. 차창 밖으로 안개 걷힌 치악산이 하얗게 다가온다. 적중한 예상에 만족해 하면서 보온자켓을 워킹용 점퍼로 갈아 입고 아에 스펫츠까지 착용했다. 발목까지 빠지는 설산산행은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은백의 세상속에 나의 족적을 남기고 왔다. 길의 형태를 찾을수 없어 엉덩방아도 찧고 미끄럼도 많이 탓지만 정말 오랫만에 나홀로 설산산행의 묘미를 만끽할수 있었다 포근한 날씨에 맥 못추는 설화를 뒤로 하고 영원사에 도착한 시각은 12시 20분 이었다. 산행을 함께 하지못한 친구가 영원사까지 나를 데리러 왔기에 함께 점심공양을 하고 가끔 산행을 함께하는 주지스님, 고양보살과 산 얘기와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내년봄 지리산종주를 제안한 고양보살의 의견을 검토해 보기로 한후 속세로 돌아왔다. 참 괜찮은 하루였다.
▲ 남대봉 가는 길의 나의 족적(적설량 20cm)
▲ 산행 들머리(웃성남 높은다리)
8시 5분전에 버스에서 내려 이다리를 건너 상원골로 올랐습니다.
사실 높은다리는 이다리가 아니고 매표소 맞은편에 있는 다리랍니다.
▲청정 상원골
어제 내린 비로 불어난 수량이 콸콸콸 청량한 소라를 내며 여울져 내리고 있다.
3km 이상의 상원골을 오르며 이물소리와 함께 합니다. 자연의 소리는 늘 마음을 편하게 또 안정시켜 줍니다.
▲ 카페 소롯길
산행 들머리에서 약 200m거리에 있는 호젖한 카페입니다. 가끔 들르는곳인데 산체정식이 값도 저렴하고 정갈합니다. 옛날 시골집을 개조하였으며 홀에는 나무난로와 예전의 농기구와 생활용품들이 실내장식품으로 진열되어 있습니다.
▲ 상원골의 설경
1시간쯤 가니 설경이 황홀 합니다.
▲ 고도를 높여 갈수록 적설량은 많아 지고 있가. 이정표 위에 쌓인 적설량은 15cm 정도 됩니다.
출발지에서 4,2km 를 왔고 1km 남은 상원사까진 30분정도를 더 가야 하는데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운동화를 신고온 노부부는 상원사 가는걸 포기 하고 이곳에서 하산 하면서 스펫츠와 아이젠을 착용한 나를 부러워 하더군요.
▲ 해발 1,084m에 위치한 상원사 도량의 전경.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월정사의 말사이다.
사람의 그림자를 볼수 없는 적막강산 상태 입니다.
▲ 상원사 범종각
치악산 꿩의전설에 나오는 종각 입니다.
▲ 상원사 일주문과 이정표.
▲상원사 대웅전
▲상원사 3층석탑
▲상원사에서 바라다본 치악산의 제2봉인 시명봉(1,187m)
▲ 상원사 계수나무와 매봉능선의 운치가 참 좋습니다.
▲바람이 빚어놓은 눈 조각품
남대봉으로 오르는 능선은 늘 바람이 깨어 있는곳입니다.
그 들이 노닐다간 자리엔 조각과 공예품 같은 멋진 그림들이 만들어 진답니다.
▲바람이 빚어 놓은 눈 공예 (1)
▲바람이 빚어놓은 눈공예 (2)
▲남대봉에서 바라다본 원주시
▲ 남대봉의 설화
멀리 둥글고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향로봉이다.
▲남대봉(1,181m) 산불 감시초소
지키는 사람이 늘 있는곳인데 눈이 많이 왔을땐 수나 봅니다.
입산통제 프레카드가 걸린곳이 향로봉과 비로봉으로 가는길 입니다.
▲ 남치악 주능선 안부에서 영원골로 내려서는 눈덮인 데크계단(적설량 20cm)
내가 첫 발자국을 찍어야 합니다. 너무 깨끗해서 밟고 가기가 망설여 집니다.
▲ 데크계단에 남긴 나의 족적
계단을 내려와 뒤돌아본 발자국입니다. 또 다른 작품이 만들어 졌내요.
▲눈덮인 너덜길
이곳의 러셀이 여간 쉽지가 않았습니다. 볼록하게 보이는것들은 모두 바위와 돌입니다. 발목이 틈세에 끼지 않도록 조심 해야 합니다. 계곡 중간쯤 내려가니 40대 부부가 올라 오고 있었습니다. 길을 터준 서로에게 감사 하다는 인사를 건냈답니다. 이 부부를 보내고 계곡눈길을 다 내려 오기 까지 10여명을 더 만났는데 그중에 우리카페회원 산사랑천사도 만났습니다. 힌두건을 쓰고 있는 치악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 입니다.
추워질거라던 아침 일기예보와는 달리 계곡 아래는 봄날처럼 포근해서 나무가지에 올라 앉았던 눈덩이가 따사로운 햇살에 견디질 못하고 떨어져 내리는 것도 운치 있는 풍경입니다.
산행을 함께 하지 못한 친구가 눈길 산행에 고생했다며 영원사까지 나를 데리러 왔습니다. 그 친구를 보고 생각나서 아침에 집을 나설때 준비해온 꿀차와 감귤을 처음 꺼내 맛 보았습니다. 눈길에선 장소도 마땅치 않은데다 사진을 찍으며 머뭇거리다 보니 따로 쉬는걸 잊은 모양 입니다. 영원사에서 점심 공양을 맛있게 했습니다. 몇가지 안되는 찬이지만 절밥은 정갈해서 인지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평소 산행을 가끔 같이 하는 스님과 고양보살은 20년지기 입니다. 그 들은 늘 나에게 친절한데 나는 아직도 신도의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있답니다. 공양보살이 제안한 내년봄 지리산 종주산행을 검토해 보기로 한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해 봅니다. 정말 오랫만의 나 홀로 설산산행에서 느껴본 흐뭇함도 좋고 아련한 옛일들을 추억해 보기도 했습니다. 언제 가도 거부할줄 모르는 산이 좋습니다. 한 마디로 참 괜찮은 하루였다고 정의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 산행코스(11,4km. 4시간20분)
성남2리 높은다리-상원골-상원사-남대봉-영원골-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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