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바람 몰아치는 벼락바위봉 심설산행후기/산행 2013. 2. 10. 21:35
벼락바위봉은 해발 938m로 치악산 시명봉에서 서쪽 백운산으로 내달리던 능선이 치악재에서 한껏 가라앉았다가 다시 솟구친 봉우리로 정상은 협소하고 잡목이 우거져 볼거리가 없지만 북쪽100여m 아래 사면의 벼락바위가 백미 입니다.
높이 20여m의 벼락바위는 일단 밧줄에 의지하여 중간쯤 오르면 직경 50cm 길이 2m 정도의 작은굴이 있는데 베낭을 벗어야만 통과 할수있어 이름하여 산파굴이라 합니다.
바위위에 서면 북동쪽으로 펼쳐진 치악산맥이 그 웅장함을 자랑하고 발 아래론 치악산자연휴양림과 금대계곡을 가로 지르는 중앙선의 백척철교와 또아리굴이 눈에 들어오고 원주천을 따라 펼쳐진 원주시가와 서쪽 백운산에서 흘러내린 지능선들의 파노라마가 한폭의 풍경화처럼 다가와 땀 흘리며 올라온 노고와 일상에서 떨쳐내지못한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줍니다.
▲ 벼락바위에서 바라다본 남쪽의 구학산
치악산휴양림 진입로가 간밤에 흩날린 눈발로 살짝 덮였고 그 밑은 눈녹아 내리던 물이 얼어 붙은 빙판이 숨어 있어 자동차를 입구에 두고 걷습니다.
영하 10도에 골바람이 내려부니 체감온도는 15도 아래로 떨어 집니다.
결로현상으로 빚어진 나뭇가지의 은구슬들이 아침햇살에 영롱하게 빛나는 풍경은 참 아름답습니다.
눈속에 묻힌 휴양림의 방갈로가 이국적인 운치를 더해 줍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위에 첫발자국을 찍는 기분은 어떨까?
괜찮을것 같습니다. 대신 뒤에 오는이들을 생각해서 아주 얌전히 걷습니다.
서산대사의 시를 생각하며 충실한 러셀을 하나 싶을 만큼.
《쌓인 눈 밟고가는 나그네여, 어지러이 걷지 말게나
오늘 그대가 남긴 발자국, 뒤에 오는이 길이 되나니》
벼락바위에서 바라다본 치악산이 장쾌 합니다.
중앙선 철길과 금대게곡, 그리고 원주시가.
멀리 서쪽으로 백운산 중계소와 지능선이 그림처럼 다가 옵니다.
동쪽 멀리 조망되는 치악산 매봉 입니다.
벼락바위봉 정상, 표지석이 초라해 보일만큼 협소하고 잡목이 우거져 조망도 전혀 되지 않습니다.
북서풍이 살을 에이는듯이 차거운 북능을 타고 내리다 헬기장에서 뒤 돌아본 벼락바위봉 입니다.
아주 을씨년 스럽게 보입니다.
서쪽 백운산으로 이어진 능선에 솟은 수리봉 입니다
어느산이건 서북풍이 몰아치는 북서쪽 능선은 바람이 몰아다준 눈이 깊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빨간점퍼차림의 두 사람은 로리님과 천사님 인데 참 억세다는 생각이 들만큼 악조건속에서도 잘 따라 붙습니다.
오늘 우리가 발자국을 내어 생긴길이 조금 지나면 바람이 몰아온 눈에 의하여 모두 지워집니다.
그래서 겨울산은 길을 잘못들기 십상인데 아니다 싶으면 조망이 잘 되는 곳까지 되돌아가서 다시 길을 찾거나 아에 올라왔던길로 되돌아 가야 합니다.
심설 산행의 경우 가장좋은 방법은 잘 모르는 길은 가이드가 없을 경우 가지 않는게 상책 입니다.
쌓인 눈이깊어 아이젠발이 받지않아 한발 오르고 두발 미끄러지가 일쑤, 그럴때 마다 장딴지의 근육이 땡겨옴을 느낄만큼 힘 들었던 등산은 벼락바위의 조망에서 다 잊어버리고 살을 에이는 서북풍을 맞으며 허벅지까지 빠지는 북능을 따라 내리며 본의 아닌 미끄럼도 많이 탓지만 안전하게 산행을 마친후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너무나 감동적이고 흐뭇함이 큽니다. 함께 했던 님들께 감사를 전 합니다.
'후기 >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산 울산바위 산행 후기 (0) 2013.02.24 제천동산 산행후기 (0) 2013.02.15 백두대간의산 선자령을 가다 (0) 2013.02.01 2013, 첫 산행 치악산 남대봉 (0) 2013.01.11 2012년 송년산행 (0) 201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