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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트레킹, 기분 좋은 하루.후기/트레킹 2018. 4. 19. 14:00
특별히 하는일 없이 하루를 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오래전에 터득한터,
오후가 되면 내일은 무얼할까? 이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직장에서 퇴직하고 나이가 들어 가면서 나같은 생각 안해본 사람은 없을것이다.
각설하고,
암튼 오늘(2018,4,19,목요일)은 일찍 집을 나섰다.
동네 우체국에 들러 아들녀석이 유학준비에 필요하다며 부탁한 몇몇 민원서류들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연세대원주캠퍼스로 향했다.매지호수길을 걷기위해서다.
걷기의 시작점은 스포츠센타 주차장, 호수와 학교사이 500여m 구간에 펼쳐진 벚꽃나무터널로 들어서니 지난주에 만개했던 꽃들이 낙화되어 흩날리고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떠올리며 땅바닥에 쌓인 꽃잎을 밟으며 걷는다.
멀리 치악산의 마루금이 선명한것을 보니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가보다. 볼을 스치는 바람결도 부드럽다.
거북섬 관망이 좋은 전망쉼터에 이르러 잠시 발길을 멈추고 흑갈색의 거북섬에 가마우지들이 수백개의 둥지를 틀고 포란에 들어간것을 보니 얼마전 충북의 어느학교옆 동산에 철새들이 깃들면서 배설물 때문에 나무들이 고사하고 악취가 진동하여 학업에까지 지장이 있어 퇴치방안을 모색중이라는 기사를 떠올리게 한다.
연두와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산야와는 달리 거북섬은 아직도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가마우지들의 배설물로 섬 전체가 풀한포기 돋아나지않고 고사 직전의 앙상한 나무가지엔 수백개의 가마우지 둥지,아마도 번식을 위한 포란기에 접어든 모양이다.
먹이가 풍부한 호수가운데 위치한 섬에서 번식하는 가마우지들에겐 천적 걱정없는 낙원이겠지만 고사직전의 숲은 어찌하나?
다시 발길은 숲속 오솔길을 따라 제방쪽으로 향한다.
제방위에선 북동의 흥업, 남송을 지나 멀리 치악산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남서방향의 촉새봉 오르는 산마루금이 양안치와 덕가산을 지나 연세대 원주캠퍼스 뒷산으로 이어지는 연두와 초록의 하모니가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제방 끝자락 작은동산 어귀에 자리한 동강어죽(물고기를 삶아 우려낸 육수로 끓이는죽) 집 앞에서 시작되는 목제계단과 야자나무매트가 깔린 오솔길을 따르면 호수변에 지어진 3층 전망대에 닿는다. 전망대에서 다시한번 호수와 주변경관을 살핀후 호수위에 설치된 목제데크길을 따라 걸으면 이내 출발지에 도착하게된다.
※매지호수길 걷기 팁
호수 둘레길의 전 구간 거리는 3km 정도(주관적판단).
굴곡이나 경사가 미미한 걷기편한 숲속 흙길과 목제데크길.
소요시간은 천천히 걸어도 1시간 내외.
혈기 왕성한 젊은이 들에겐 너무 짧은 거리지만 어린이나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엔 추천하고 싶은 코스.
연세대 원주캠퍼스, 매지호수, 매남동학사촌, 양안치등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무엇보다 좋은건 돈 들이지 않고 신선한공기를 맘껏 들이킬수있다.
캠퍼스내에는 저렴한 가격의 편의점(커피, 제빵등), 잘 까꾸어진 넓은 잔디정원, 깨끗한 화장실등 하루를 휴식 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
원주에서 내차로 이동하면 20분 정도, 시내버스를 타면 1시간 정도 걸린다.
※오느길 가는길 걷는길 다합쳐서 2시간이 24시간을 맘편히 뿌듯하게 보낼수있는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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