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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에 씻기운 몽중녀(夢中女)의 환상글방/횡설,수설(자작글) 2011. 3. 8. 20:19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내다 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보슬 보슬 내리는 봄비는 누구에게나 시상을 떠 올리게 하는가 보다.
그래서 일까?
내 맘을 자극 하는 봄비,
문득 이런날엔 맘이 가는 사람과 한 우산을 바쳐쓰고 호젓한 오솔길을 걸으며 도란 도란 이런 저런
사람 사는 얘기를 나누며 걷는 그림을 그려 본다.
지성 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한통의 전화를 받고 주섬주섬 바지가랭이가 젖어도 괜찮을 옷을 챙겨 입고 손잡이가 긴 우산 하나를 골라 들고 부지런히 밖으로 나간다.
정말 봄비가 내리고 있다. -우산 없이 걸어도 옷이 젖지 않을것 같은-
어제 까지만 해도 치악산이 머리에 쓰고 있던 하얀 두건을 벗어 버렸다.
주머니속의 핸드폰에서 정수라의 "우리둘이"가 울려 퍼진다
전화를 꺼내 폴더를 열었다 닫고 아파트 입구에 서 있는 RV 에 오르며 인사말을 건넨다 "반갑습니다."
남원주 IC 로 들어선 자동차는 중앙 고속도로 하행선을 따라 달린다.
산세와 풍광이 좋은 금대리엔 안개가 내리고 낙락장송과 어우러진 수리봉의 암릉은 한폭의 동양화다.
신림 IC를 빠져 나와 주천방향으로 들어서더니 이내 성남리로 향한다.
버스종점을 지나 높은 다리를 건너 상원골로 들어 섰다.
어제 밤 부터 내린 비와 급상승한 기온은 산에 쌓인 눈을 녹여 다리옆에 폭포를 만들 만큼
골짜기의 수량이 한 여름 장마철을 연상케 한다.
"소롯길"
원주 사람이면 한번쯤 가보지 않았을까?
그 이름이 옛 스럽고 정감이 간다.
그리고 콸콸 흐르는 냇물과 주변경관이 잘 매치된데다
허름한 구식 가옥의 뼈대는 살려둔체 황토로 벽을 바르고 내부는
넓게 트고 툇마루와 목조 정제문은 그데로 두어 고풍을 살리고
장작을 지피는 난로를 설치하여 산골의 추위에 대비하였으며
통유리 창문을 최대한으로 만들어 찻잔을 기울이며 바깟경치를 볼수 있도록 꾸몃다
어설픈듯 하면서도 최초에 이집을 꾸민 화가의 안목이 베어난다.
메뉴는 소롯길 정식이 가격면에서 중간인데다 나름의 특성이 있을거 라는 기대감으로 인기메뉴란다.
돌솥밥에 산체위주의 식단으로 김장 김치와 된장 찌게 정도인데 깔끔하고 정갈해 보인며 맛도 괜찮은편이다
카메라가 있었으면 맛집으로 소개하고 싶을 정도? ㅎㅎㅎ
뒷 마당에 작은 개집과 그 주인인 강아지 한마리,
비가 내리니 밖에나오지도 못하고 눈의 촛점을 한곳에 두지 못한체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면서 무료함을 달래는가 보다.
식사후 상원골을 따라 마지막 민박집 까지 1km남짖한 소롯길을 걷는게 순서라 는 생각을 접었다
나와 달리 동행의 의상이 빗속을 거니는데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 음식점을 가든 사람들을 몰고 다닌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뒤따라 오는 손님이 많아 지는 것이다.
뭐 쥔장이야 좋겠지만 나에 대한 서비스가 소홀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ㅎㅎㅎ
아무레도 조기에 방을 빼야할것 같다 는 생각에 일어섰다.
주차장에서 내려다 보는 골짜기는 충만 그 자체다
올때보다 수량이 많이 늘었고 대화에 지장을 받을 만큼 물소리가 요란 스럽다.
이런걸 두고 아쉬움이라고 할까?
카페에 뭔가를 두고 나온것 같은 기분에 차창밖을 내다 보며 폭포를 지나 다리를 건넜다
종점엔 시내버스 한대가 덩그라니 서있고 그 옆 민가에서 솟아 오르는 연기와 골짜기의 운무가 뒤섞이는 모양도 보기 좋은 풍경이다.
갈때와는 달리 국도를 달려 치악재를 넘었다
길이 깨끗해 보인다,
제설용으로 겨우내 뿌렸던 모래들이 빗물에 말끔히 씻겨내린 때문이다.
두어시간의 우중 데이트와 드라이브에 맘 가는 사람과의 맛있는 점심,
오늘의 일진은 매우 좋았던것 같다. 신께 감사한다.
아! 그런데 망중한에 만난 몽중여의 환상은 봄비속에 씻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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